카페에서 나와 해변을 쭉 따라가다가 바다에 맞닿는 산방산 끝자락을 지날 땐 약간 언덕진 해안절벽 위를 따라가게 되는데 절경이다. 길이 거의 모래해변을 걸어가게 나 있어서 걷다 보면 금방 피곤해져서 아주 천천히[라 쓰고 기어서..] 갔다. - -)..
계속 걷다 보니 산방산 자락이 끝나는 지점에 아까 버스타고 갈 때 반한 그 경치가 나왔는데 알고보니 용머리 해안이었다. 여기서 잠시 머물면서 쉬다가 몸이 너무 피곤해서 산방산 탄찬 온천(아침먹은 모슬포항의 식당에서 할인 쿠폰을 줬다!)으로 이동하는데 돈 좀 아끼겠다고 물어물어 걸어가다가 온천에 도착하기 전에 퍼질 뻔 했음..;;
산방산 끝자락을 따라가면서..
아담한 해변이 갑자기 등장해서 오 내려가서 놀면 개인 해변이네! 하고 있는데,
선객이 있었다 ....
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..ㅋㅋ
재밌는 바위들..
위에서 보면 육각형
저 앞에 용머리 해안이 보인다.
저 사람들이 가는 길대로 해변을 따라가는 길과 사구..라고 해변 오른쪽의 모래 언덕을 따라 용머리 해안<->산방산 자락의 사이에 있는 높은 언덕으로 도달하는 길로 나뉜다. 처음 봤을 때 사구란 단어가 얼른 이해가 안 가서 대충 걸으면서 사구가 뭐지 사구로 가자~ 했더니 모래 언덕..아..ㅋㅋ 해변가 처럼 젖은 모래도 아니어서 발이 푹푹 빠지는 언덕을 올라가는데 정말 힘들었음;;
밑에서 올려다 본 산방산. 날씨 좋다!
언덕 올라가는 중에 줌 당겨서 본 용머리 해안 끝자락인데 어째 사람이 많다 했더니 유명 관광지로 구성되어 있어 놀이 시설도 있고 관광객(주로 학생 단체관광)도 아주 많았다.
다 올라온 기념 돌아서서 한 컷..ㅠ 저 멀리에 한라산이 그대로 보일 정도로 맑은 날이었다.
대충 U 모양인 용머리 해안을 빙 두르는 구간은 따로 입장료를 받는데, 이왕 온것 갈까 말까 하다가 너무 피곤해서 그냥 쉬다가 온천으로 향했다.
뒷쪽 산방산 방향으로는 차도로 이어지는 계단이 있지만, 일단 화장실도 한 번 들릴 겸 아래쪽 관광단지로 내려갔다.
온천으로 가려고 용머리 해안에서 근무하는 직원 같은 사람에게 물었더니 거기까지 20분만 걸어가면 나오는데 택시타면 한 5천원은 나올 거라면서 돈 아깝지 않냐고 길도 쉬우니 걸어가는게 어떻냐고 한다. 주저앉을 듯히 피곤하긴 했는데 20분 정도면 걸어갈 만 하겠구나 싶어서 걷기 시작함..
관광지에서 벗어나 도로로 접하는 부분의 삼각형 부지에 유채꽃을 심어뒀는데, 사진을 찍어볼라 치면..
어디선가 귀신같이 할아범이 나타나 돈을 받아내려 함..ㅋㅋ 천 원이었나..ㄱ- 됐다고 사진 지우겠다고 지워버리고 돈 안 내고 지나왔다. 치사뿡
그나저나 걸어도 걸어도 온천은 안 나오고고 방향이 맞긴 한 건지 의심스럽고 해서 30분 쯤 걸었을 때 도로변 공사장 아저씨한테 다시 물어보니 아 그 온천 20분만 걸어가면 돼요. 란다.. ?!?!!! 으아니 챠! 이쯤에선 이미 온천이고 뭐고 그냥 눕고 싶은 심정이어서 택시를 타려고 했는데 지나가는 택시도 없다;; 계속 걷는다....ㅠ
지도로 보니 ..저게 어디가 20분 거리..;; 차 타고 20분이겠죠.. 제주도민은 무슨 경공을 쓰나;;
직선으로 재도 2.3km는 나오는 거리를 그 놈의 20분 믿고 걷다가 죽을 뻔 했네..
온천은 사람도 별로 없고 깔끔! 나오니 피부도 맨들맨들..훜
다음날 정오 쯤 비행기를 타야해서 교통편이 좋은 서귀포로 돌아가 저녁을 먹고 숙박하기로 하고 전날 맛있게 먹은 흑돼지를 다시 먹자고 대충 터미널 인터넷으로 검색해 찾아간 바이킹이란 곳은 맛은 괜찮지만 좀 비싼 곳이었는데, 여기서 소개받아 간 호텔이 아주 굳이었다. 음식점 주인 아저씨가 최근에 리모델링해서 아주 깨끗하다면서 할인쿠폰 들어있는 책자를 주며 차까지 태워다 주셨는데 정말 깨끗하고 이불이 좀 얇나 싶더니 우풍 없이 방 전체가 훈훈해서 전혀 걱정없이 잘 잤다. 화장실도 크고! 이름이..팰리스 텔콘이었나..쿠폰 쓰니 전날 묵은 구린 펜션보다도 쌌음!
음식점 주인께선 우리가 DSLR 걸고 있으니 먹으면서 사진 찍어서 블로그에 올리고 그럴걸 예상하신 듯 이런저런 흑돼지 바베큐 얘기를 해주면서 태워다 주셨는데..죄송합니다.. 제가 음식 사진 찍는 취미는 없어놔서..;; 뭔가 음식 앞에 두고 딴짓하는 기분이 이상해서..폰으로 두세장 찍은게 다였..;;
잘 먹었습니다;;
제주항공! 비행기가 작으면 불안하고 잘 흔들리고 뭐 그런 소리를 가기 전에 잔뜩 보고 갔는데 웬걸.. 기류가 심해서 기체가 흔들릴 거랬는데 하나도 안 흔들리고..착륙도 완전 부드럽게 잘 하시고..만족스러웠다. 일부러 엄살을 떤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..[..]
# 다음에 갈 땐 미리 버스노선도를 출력해서 가져가던 해야겠다. 무슨 버스터미널에 노선도 하나 없어..;; 직원은 불친절하고.
원래는 가파도를 가려고 한 거였는데 막상 모슬포항에서 배를 타려고 보니 파도 때문에 결항되는 바람에[....] 중문에서 모슬포 항으로 버스타고 가다가 경치가 멋져서 멍때리고 바라보던 거기가 어딘지 거기나 구경가자 해서 걷기 시작한게 올레길 10코스였다. 모슬포 항으로 타고갔던 버스와 되돌아갈 때 탔던 버스가 노선이 달라서 한참을 더 거슬러올라간 뒤에 내리게 된 바람에 여차저차 올레길 10코스 시작지점인 화순항부터 걷게 되었음..
날씨도 적당히 따땃한게 딱 좋고 마을도 이쁘고..
멀리 보이는 산방산. 처음엔 저 산을 등반해야 되는 줄 알고 시껍했으나, 해변을 따라 산방산 밑자락을 빙 둘러가면 된다.